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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기 "'더킹'은 옳은 선택, 연기 두려움 깼다"(인터뷰)


[이미영기자] 영원히 '국민 남동생'일 것만 같았다.

'1박2일'에서는 순수하면서도 허당끼 넘치는 귀여운 막내였고, '강심장'에서는 장난스러우면서도 능청스러운 진행자였다. 가수와 예능인을 오가며 엔터테이너로서의 뛰어난 자질을 호평받았다.

연기자로서의 행보도 부지런했다. '찬란한 유산' '내 여자친구는 구미호' 등 차근차근 연기를 해왔고, 높은 시청률을 거두기도 했다. 그러나 엔터테이너 이승기의 모습이 대중에게 너무 강하게 각인된 탓인지, 연기 작품 속에서도 우리에게 익숙하던 이승기가 있었기 때문인지 연기력에 대해서는 큰 호평이 없었던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최근 종영한 MBC '더킹 투하츠'에서 이승기가 보여준 모습은 이전과 달랐다.

남한의 철 없는 왕자에서 개념 국왕으로 변모하는 이재하. 캐릭터의 성장만큼이나 연기자 이승기도 성장했고, 무한한 가능성을 비췄다. 이승기 스스로도 "연기하는 두려움을 떨치고 즐기게 됐다"고 말했으며 "시청률보다 많은 것을 얻어가는 작품이었다"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이제야 연기에 대한 두려움이 사라졌다"

드라마 종영 후 2주일 가량이 지나서야 이승기를 만났다. 일본 부도칸 공연 등으로 바쁜 날을 보낸 탓이다. 그럼에도 이승기는 여전히 드라마에서, 이재하에게서 벗어나지 못했다고 했다.

이승기는 "아직도 여운이 많다. 지금까지 했던 드라마 중에서 여운이 가장 오래 간다"며 "이재하 캐릭터도 흔치 않고 원없이 왕노릇 했기 때문이다"고 웃었다.

이승기는 '더킹 투하츠'에 대한 심적 부담감을 안고 촬영에 들어갔다. '더킹 투하츠'에 가장 늦게 캐스팅됐고, 3일 만에 대본 리딩을 했다. 캐릭터 분석을 할 시간적 여유조차 없었다. 그러나 작품이 진행될수록 이재하에 자연스럽게 빠져들었다.

"처음에 감독님께서 '진짜로 해라'고 이야기를 해주셨는데 그 말이 너무 어려웠고, 와닿지 않았죠. 그런데 어느 순간 진짜로 하는 방법을 찾았어요. 대본을 봤을 때 '밥먹었어? 어땠어?' 이런 말을 하더라도 의미가 있어서 깊게 봤죠. 나중에는 한 대사를 봐도 어떤 마음이겠구나, 재하의 그 감정이 자연스럽게 왔어요. 그 기점이 됐던 것이 10회차 정도 됐던 것 같아요."

이승기가 함께 호흡을 맞춘 하지원을 비롯해 윤제문, 이성민, 이순재 등은 내로라하는 베테랑 배우. 배우들의 '미친 연기력'과 뛰어난 존재감 사이에서도 주눅들지 않고 당당했다. 감정의 강약조절도 훌륭했다. 이승기가 연기 호평을 받았던 이유다.

"정말 좋은 연기 선배님들을 만났죠. 이성민 선배님께서 죽음으로 일찍 돌아가셨는데 '앞으로 네가 윤제문과 팽팽하게 붙어줘야 극이 산다. 팁을 주자면 '네가 이기려고 하지마라'고 하셨어요. 하던대로 따라가라고. 그 말 한마디가 도움이 많이 됐어요. 그 이야기를 듣지 않았다면 더 이재하 캐릭터를 세게 구축하려고 했을 것 같아요."

이승기는 이번 드라마를 통해 스스로도 많이 성장했음을 느꼈다고 했다.

"가장 무엇인가를 갖고 가는 드라마 같아요. 진짜 많이 얻어갑니다. 배우, 감독님 등 사람도 얻었지만 실질적으로 연기하는 스킬이나 방법에 대한 것을 많이 터득했어요. 연기를 한다는 것에 대한 두려움이 깨졌죠. 예전에는 '이렇게 하는 것이 정답인가' 늘 긴장하고 있었다면 이번 드라마를 하면서 연기를 즐기는 법을 조금은 알게 된 것 같아요."

이승기는 자신의 연기에 대한 자체 평가 점수를 어떻게 매겼을까.

"지금은 65점 정도? 물론 그 전의 연기도 다 과정이라고 생각해요. '찬란한 유산' 같은 경우는 제가 갖고 있는 부분, 이승기의 모습이 많이 보였고 힘이 들어간 부분도 있었죠. 시행착오도 겪으면서 이재하라는 캐릭터가 나온 것 같아요."

◆"시청률 실패? '더킹'은 옳은 선택이었다"

한때 이승기의 별명은 '시청률 100%의 사나이'였다. 드라마와 예능을 합친 시청률이 100%가 됐을 정도로, 출연작마다 높은 흥행을 했다. 그에 비하면 '더킹 투하츠'의 시청률은 아쉬울 수 밖에 없다. 그러나 이승기는 작품 선택에 후회는 없다.

"이번 작품은 시청률과는 상관없이 완전 옳은 선택이었어요. 이 작품은 5%가 나와도 해야했던 작품이예요. 연기에 집중하는 방법, 힘 빼는 방법 등 좋은 선배님들과 좋은 이야기를 들으면서 내면적으로 무기를 많이 장착했어요. 시청률과 상관없이 영광의 작품이죠."

이승기는 "조금 더 쉬운 소재로, 발랄함을 무기로 했다면 극약처방이 될 수도 있었을지 모른다. 그렇게 해서 30-40%가 나왔더라도 제겐 의미가 없다"고 털어놨다.

지금까지 출연한 작품들의 높은 시청률이 이승기 자신에게도 부담으로 작용했을지 모른다. 이번 작품을 통해 비로소 시청률의 굴레에서 벗어난 듯했다.

"진짜 말도 안 되는 시청률이었죠. 40%는 배우가 평생 한 번 가질까 말까 한 수치라고 하고, 예능도 과한 운이 온 것 같아요. 이제는 좋은 시청률을 내기 위한 실력을 쌓는 시기가 되야 하는 것 같아요. 시청률도 중요하지만 목표가 바뀌었죠. 이 프로를 통해서 배울 수 있는가. 얻을 수 있는가. 이번에는 시청률이 안 나왔지만 앞으로 시청률 서너 개를 더 보장받을 수 있는 작품을 할 수 있는가. 당장 50%가 나온다고 해도 똑같은 패턴의 연기 답습은 하고 싶지 않아요."

이승기는 "흥행도 중요하지만 내실을 쌓을 수 있는 배우가 되고 싶다"고 활짝 웃었다. 그 웃음 속에서 자신감, 그리고 단단한 신뢰감이 느껴졌다. 왜 함께 출연한 배우들이 그를 '똑똑한 배우, 영리한 배우'라고 극찬했는지 알 것 같았다.

조이뉴스24 이미영기자 mycuzmy@joynews24.com 사진 박영태기자 ds3fan@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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