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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동원 "연기? 이제 소속감 느끼고 직업 같아"(인터뷰)


곧 눈이라도 쏟아질듯 잔뜩 찌푸린 하늘. 주위가 온통 회색빛으로 가득한 날,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영화 '전우치'의 주인공인 강동원을 마주했다.

촉촉하고 우수에 젖은 눈망울로 많은 여성팬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강동원. 그는 이런 날씨에 누구보다도 잘 어울리는 배우다.

"많은 분들이 제가 이런 날씨를 좋아할 거라고 생각들 하시지만 실제로는 아니에요. 흐릿한 날씨보다는 맑은 가을 날씨를 좋아하죠. 한동안 어두운 영화, 역할들이 많아서 그렇지 대부분 생각하시듯 우수에 젖어 있는 성격은 아니에요. 그래서 이번 '전우치'는 재미있는 영화에 목말라 있던 차에 신나는 영화를 해보고 싶은 마음에 출연하게 된 거죠."

한국형 히어로물 '전우치'에서 강동원이 맡은 역할은 각종 도술을 부리는 도사지만 풍류와 주색잡기를 더 좋아하는 악동이다. 강동원의 표현대로라면 '멍청한 날라리' 정도가 된다. 영화 '그녀를 믿지 마세요' 이후 오랜만에 코믹 연기도 선보인다.

"약간 바보 같기도 하고 나사가 하나 풀린 듯한 악동이죠. 영화 내내 데굴데굴 굴러다니고 두들겨 맞거든요.(웃음) 제가 그런 캐릭터를 좋아해서 더 재미있게 만들기도 하고 연기하다 보니 욕심이 생겨 더 적극적으로 캐릭터를 재미있게 만들어갔죠. 원래 어벙한 캐릭터를 좋아해요. 히어로물이지만 똑똑하기보다 멍청한 캐릭터가 더 사랑스럽잖아요."

'전우치'를 준비하며 2년, 의도치 않은 공백이 생기다 보니 '칩거' 혹은 '신비주의'라는 말도 나왔다. 하지만 항상 베일에 쌓여있는 듯한 이미지도 선입견일 뿐이었다.

"베일이요? 사람들이 그렇게 생각하시는 것 같더라고요. 앞에 나서거나 제 얘기를 많이 하는 것을 안 좋아하는 편이기는 하지만 실은 시나리오 작업이 늦어지고 준비기간과 촬영이 1년 넘게 걸리면서 '전우치'에만 2년을 쏟아부은 이유가 컸어요. 산에서 추위에 떨면서 와이어 타고 있었는데 신비주의라고 하시니 억울했죠."

"촬영 외의 외부 활동을 안 해서 그런 것 같다"고 말하는 강동원은 영화배우들이 영화 개봉 때를 제외하고 많은 팬들 앞에 나설 수 있는 자리인 시상식에서도 모습을 찾아보기가 쉽지 않은 배우 중 하나다.

"생방송 무대에서 시상이든 수상이든 무대에 올라가 말을 해야하는 것이 무서워요. 레드카펫도 많은 사람들의 이목이 집중되니까 부담스럽기도 하고요. 팬들과 함께하는 무대인사 같은 자리도 '늑대의 유혹' 때는 부담스러웠어요. 그때는 제 외형만 보고 좋아하는 팬들이 많아서 힘들었고 인기 거품이 빠진 지금이 더 좋아요."

시상식이 두려운 또 다른 이유가 자신을 '영화인'이라고 스스로 말하기 부끄러워서라는 강동원. 이제 조금씩 '영화배우'가 자신의 '직업'으로 느껴지기 시작한다고 한다.

"아직은 사람들이 저를 영화인이라 생각하기보다 배우로서 제 가능성만 봐주시는 것 같아요. 연기도 사회생활인데 일에는 자신이 있지만 대인관계는 아직 부족함을 많이 느끼죠. 현장에 가면 스태프들 중에서도 후배들이 생기니 이제 함께 연기하는 배우들이나 스태프들에게도 동료의식이 생기는 것 같아요. 이제야 조금은 배우로서 소속감이 느껴지고 내 직장 같아요."

눈빛으로만 말하며 모든 질문에 미소로만 답할 것 같던 예상은 크게 빗나갔다. 아직 남아있는 경상도 사투리 억양이 정감있게 느껴지던 강동원은 "10년 후에는 많은 분들이 인정해주고 내가 나온다는 것만으로도 영화를 기대하게 할 수 있는 배우가 되고 싶다"는 바람으로 인터뷰를 마무리했다.

조이뉴스24 유숙기자 rere@joynews24.com 사진 박영태기자 ds3fan@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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