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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이 위클리]故김주혁, 충격과 비탄 속 영면하다


영화계, 잇따라 행사 취소하며 고인 추도

[조이뉴스24 권혜림기자] 故김주혁의 갑작스러운 사망에 한국 연예계가 침통함에 빠졌다. 고인은 영화와 드라마를 오가며 부지런히 활약한 20년 차 배우로, '국민 예능'이라 불린 인기 리얼리티 예능 프로그램의 소탈한 패널로 대중의 곁에 있었다. 김주혁이 떠난 자리에는 그를 오래도록 아꼈던 지인들, 그리고 TV와 영화에서 만난 그를 친근한 이웃처럼 여겨 온 시민들의 그리움이 남았다.

지난 10월30일 오후 고인은 서울 강남구 삼성동의 한 도로에서 차량이 전복되는 사고를 당했다. 사고 직후 출동한 소방대원에 의해 구조돼 건국대학교 병원으로 옮겨져 심폐소생술을 받았지만 그는 끝내 사망했다. 직접적 사인은 두부손상으로 알려졌지만 그를 사고에 이르게 만든 더 자세한 요인들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최근 3년여 간 부쩍 활발히 영화 활동을 이어 온 고인은 사망 사흘 전 제1회 서울어워즈에서 영화 '공조'로 인생 첫 영화상 트로피를 안았다. 불과 한 달 전 종영한 tvN 드라마 '아르곤'을 통해 오랜만에 안방의 호응까지 거머쥐었던 그는 빛나는 영예 이후 허망하게 세상과 작별했다.

그의 갑작스러운 죽음에 한국영화계 역시 깊은 애도를 표했다. 개봉을 앞둔 한국영화들이 이주 예정된 일정들을 모두 취소하거나 축소했다. 고인의 사망 당일 밤부터 이같은 취소 통보들이 이어졌다. 영화 '침묵'과 '부라더'는 VIP 레드카펫 포토월 행사를 취소했고 '미옥'은 언론 배급 시사를 연기했다. 고인과 한 소속사 식구, 전작들을 함께 한 배우들이 대거 주연으로 포진했던 영화 '꾼' 역시 레드카펫 쇼케이스와 네이버 무비토크 라이브 행사를 취소했다. 청룡영화상 역시 매해 이맘 때 열던 전년도 수상자 핸드프린팅 행사를 미뤘다.

유명인의 사망에 애도가 뒤따르는 일은 낯설지 않지만, 이번처럼 영화계가 뜻을 모아 고인의 추도 기간을 지내게 된 것은 드문 일이다. 하지만 조금만 들여다보면 이유가 분명해진다. 데뷔 20년차, 고인은 꾸준한 연기 활동으로 묵묵히 자신의 길을 걸어 온 성실하고도 유능한 연기자였다. 지난 2016년과 올해 2년 간 그가 출연한 개봉작만 다섯 편. 촬영에 참여했거나 카메오 출연을 예정했던 작품이 세 편이며 그 외 기획 단계에서 출연을 계획했던 영화들을 더하면 그 수는 더욱 많다. 현 시점 개봉을 앞둔 영화들의 배우, 스태프, 제작자들 중 상당수가 고인과 함께 작업했던 동료였거나, 절친한 지인들이었다.

슬픔에 빠진 곳이 연예계만은 아니었다. 생전의 그가 보여준 친근하면서도 소탈한 매력을 사랑한 팬들 역시 깊은 충격에 빠졌다. 그가 세상을 떠난 지 사흘이 지난 현재도 그와 관련한 기사 하단에는 '사실이 아니길 바랐다'는 반응이 잇따른다.

KBS 2TV '해피선데이-1박2일'에 출연해 '구탱이형'이라는 애칭을 얻으며 큰 사랑을 받았던 그는 약 2년, 길지 않은 시간 동안 프로그램과 함께였다. 하지만 기간이 무색했다. 그는 프로그램 하차 후에도 멤버들과 남다른 친분을 이어왔다. 프로그램의 팬들에게도 변함 없이 '구탱이형'이라 불려왔다. 친근한 스타의 허망하고도 안타까운 죽음이 시청자들에게도 유독 큰 슬픔과 무력감을 안기고 있는듯 보인다.

故김주혁의 소속사 나무엑터스는 지난 1일부터 가족과 지인 외 일반 시민과 팬들에게도 빈소를 개방했다. 영화 팬들은 물론 TV 프로그램의 시청자까지 폭넓은 팬층의 사랑을 받았던 고인을 더 많은 이들이 추모할 수 있도록 길을 열었다. 이날 빈소에는 고인에게 이별 인사를 건네기 위해 침통한 표정의 시민들이 모여들었다.

빈소가 마련된 지난 10월31일을 시작으로 지난 1일까지, 동료들은 줄을 지어 고인을 추모했다. 고인과 형제처럼 가까이 지내 온 소속사의 김종도 대표와 김석준 상무가 침통함 속에 빈소를 지키며 조문객을 맞았다.

지난 10월31일에는 나무엑터스에서 한솥밥을 먹으며 절친하게 지낸 배우 유준상을 비롯해 배우 손현주가 가장 먼저 빈소를 찾아 눈물을 쏟았다. 김지수와 문근영, 홍은희, 김소연, 김혜성 등 고인과 각별하게 지냈던 한 소속사 식구들도 침통함을 드러냈다.

올해 개봉한 영화 '공조'를 함께 한 현빈과 윤아, 유작인 영화 '독전'을 함께 촬영한 류준열, '아르곤'을 함께 했던 이경영과 조현철, 박원상, 이승준 등도 빈소를 찾았다. '1박2일' 출연 시기 두터운 친분을 쌓은 KBS 유호진 PD와 유일용 PD, 데프콘, 차태현, 윤시윤 등 멤버들도 황망한 표정으로 조문했다.

동료 연예인들의 조문 행렬은 이날 밤새 이어졌다. 최민식, 권상우, 장근석, 한지민, 유선, 이미연, 박서준, 정보석, 고수, 조우진, 박보검, 송지효, 박서준, 정경호, 이미연 등 수많은 배우들이 빈소를 찾았다. 방송인 김제동과 유재석, 하하 등도 조문 행렬에 동참했다.

지난 1일에는 배우 최불암, 전도연, 지성, 남궁민, 안성기, 김상호, 박철민, 한정수, 영화 '대립군'의 정윤철 감독 등이 빈소로 향했다. 특히 전날 빈소를 찾은 배우 유준상은 이날 오후 3시께 다시 모습을 드러냈다. 배우 이유영은 연인의 빈소에서 눈물로 고인의 곁을 지켰다.

한편 故김주혁의 영결식은 서울현대아산병원 장례식장에서 2일 오전 10시에 진행된다. 발인은 11시, 장지는 충남 서산시 대산읍 대로리에 위치한 가족 납골묘다.

조이뉴스24 권혜림기자 lima@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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