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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간8년]좌절과 환희의 월드컵 8회 진출사①머나먼 스위스에서 뜨거웠던 미국까지


[이성필기자] 창간 '8'주년을 맞이한 조이뉴스24가 한국 축구의 월드컵 본선 '8'회 진출 역사를 다시 되돌아봅니다. 최강희 감독이 이끄는 현 대표팀은 2014 브라질 월드컵을 향해 아시아지역 최종예선을 한창 치르고 있지요. 희비가 엇갈렸던 역대 월드컵의 좌절과 환희의 순간들을 되짚어보며 한국의 통산 9회째 및 8회 연속 본선 진출의 해법을 과거에서 찾아봅니다.

◆1954 스위스월드컵

대한민국 독립과 한국전쟁이라는 격동의 시기를 보낸 한국에 1954 스위스월드컵은 상처 난 한민족의 마음을 치유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였다. 전쟁에 지친 아시아에서 한국과 일본이 월드컵 출전에 대한 열망을 보여줬고 운명의 한일전이 성사됐다.

이승만 대통령은 "패하면 대한해협에 빠져 죽어라"라며 선수들의 정신력을 자극했고 도쿄에서 열린 두 경기에서 한국은 일본에 5-1, 2-2로 1승1무를 기록하며 첫 월드컵 본선 진출의 감격을 맛봤다.

기쁨도 잠시, 스위스 취리히까지의 여정은 험난했다. 한국대표팀은 미공군 수송기를 타는 등 우여곡절 끝에 취리히에 도착했지만 헝가리와의 첫 경기까지 불과 10시간이 남아있던 시점이었다. 결국, 헝가리전에서 전반 20분까지는 잘 버텼지만 이후 골세례를 받으며 0-9로 대패했다. 터키와의 2차전에서도 0-7로 패하며 세계의 벽을 실감한 채 고국으로 돌아왔다.

하지만, 세계축구와 처음 접속한 한국은 월드컵 첫 출전을 계기로 한 걸음 앞으로 나아갔다. 당시 사령탑이었던 김용식 감독은 잉글랜드의 축구 전술서적을 번역해 보급하는 등 선진 축구에 대한 연구를 잊지 않았다.

◆1986 멕시코월드컵

월드컵 본선을 위해 애를 썼지만 각종 상황논리로 숱한 좌절을 겪었던 1960~1970년대를 뒤로하고 1983년 멕시코 청소년대회 4강 신화를 경험한 한국 축구는 1986 멕시코월드컵을 벼렀다. 1983년 K리그가 출범하면서 선수들의 성장 속도가 더욱 빨라져 대표팀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졌다.

선수 구성도 최적이었다. 김정남 감독이 지휘봉을 잡고 독일 분데스리가를 호령하던 차범근을 비롯해 '진돗개' 허정무 등 해외파와 '아시아의 야생마' 김주성, 그리고 이태호, 최순호 등 국내 최고의 스타들이 32년 만의 본선행에 목숨을 걸었다.

본선으로 향하는 마지막 길목에서 만난 상대가 하필 또 일본이었다. 한국은 정신력으로 중무장했고, 1차전에서 정용환과 이태호의 골로 2-1로 이겼다. 2차전에서도 허정무의 결승골로 1-0으로 승리하며 마침내 월드컵 본선행을 이뤄냈다.

본선에서는 아르헨티나, 이탈리아, 불가리아와 A조에 속했다. 외신을 비롯해 국내 여론은 넘을 수 없는 장벽이라며 고전을 예상했다. 아르헨티나와 첫 경기에서는 '천재' 디에고 마라도나를 잘 막았지만 1-3으로 패하며 세계의 벽을 실감했다.

하지만, 불가리아와 2차전에서 1-1로 비기며 본선 첫 승점을 획득했고 이탈리아와 3차전에서는 아쉽게 2-3으로 패하며 다음을 기약했다. 세계 축구의 흐름을 아직 잘 몰랐지만 큰 무대 경험으로 한국 축구의 발전 가능성을 확인한 대회였다.

◆1990 이탈리아월드컵

멕시코월드컵에서 자신감을 얻은 한국은 이탈리아월드컵에 대한 희망으로 가득했다. 예선은 희망의 농도를 더 짙게 했다. 1차 예선에서 총 25골을 퍼부으며 6전 전승으로 최종예선에 진출했다.

최종예선은 북한, 아랍에미리트연합(UAE), 사우디아라비아, 중국, 카타르 등 만만치 않은 상대들과 풀리그를 벌여야 했다. 거침없었던 한국 대표팀은 5전 3승2무의 무패 전적으로 가뿐하게 본선 티켓을 얻었다.

그러나 세계 축구의 흐름을 읽지 못하고 본선에 도전했다가 낭패를 봤다. 당시 세계 축구는 압박이 유행처럼 번졌다. 한국은 벨기에에 0-2로 패하며 쓴맛을 봤고 스페인(1-3), 우루과이(0-1)에 속절없이 무너졌다.

그나마 스페인전에서 황보관(현 대한축구협회 기술교육국장)의 시원한 캐넌슛 한 방이 축구팬들의 아쉬운 마음을 치유했다. 이 골은 월드컵 시즌이 다가올 때마다 역대 월드컵 최고의 골 장면 중 하나로 꼽히고 있다.

◆1994 미국월드컵

한국에는 기적, 일본에는 절망으로 기억되는 월드컵이었다. 인도, 레바논, 바레인, 홍콩과의 1차 예선을 7승 1무(23득점 1실점)로 통과한 한국은 카타르 도하에서 열린 최종예선 풀리그에서 위태로운 길을 걸었다.

사우디아라비아, 북한, 일본, 이라크, 이란과 싸운 한국은 마지막 북한전을 앞두고 1승2무1패, 승점 5점으로 3위를 기록중이었다. 1위 일본과 2위 사우디가 최종전을 모두 이기면 한국의 월드컵 꿈은 공중분해되는 상황이었다. 자력 진출이 어려워 두 손을 모으고 기도의 힘을 빌려야 했다.

최종전에서 한국은 3-0으로 이겼지만 일본의 결과가 나오지 않아 기뻐할 수 없었다. 그런데 이 때 이라크가 종료 직전 일본의 골망을 흔들며 동점을 만들었다는 소식이 전해졌고 너나 할 것 없이 기쁨의 소리를 질렀다. 이른바 '도하의 기적'이 연출되는 순간이었다.

짜릿함은 미국 본선 첫 경기에서도 이어졌다. 스페인과 1차전에서 홍명보, 서정원의 극적인 연속골로 2-2로 비기며 16강 가능성을 높였다. 하지만, 볼리비아와 0-0으로 비긴 뒤 독일에 2-3으로 패하며 16강 진출을 또 다시 가능성으로 남겨뒀다.

그래도 40도를 오르내리는 폭염 속에서도 대표선수들은 인상적인 경기력을 보여주며 한국 축구의 강함을 알렸다. 당시 사령탑 김호 감독은 "현지 기후 파악, 상대의 전력 분석만 제대로 됐다면 충분히 16강에 오를 수 있었다"라고 회고했다.

조이뉴스24 이성필기자 elephant1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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